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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이슈

방역모범국 싱가포르 왜 추락했나? - 현지 리포트 #2

 

 

1편에 이어서 싱가포르 방역시스템의 문제점에 대해서 얘기할까 합니다. 

2020/04/23 - [국제이슈] - 방역모범국 싱가포르 왜 추락했나? 싱가포르 현지 리포트 #1

 

 

분명 1편에서는 싱가폴의 방역이 잘되었다고 하는데 그러면 왜 지금 확진자가 만명이 넘고 한국을 추월했을까요? 

전 그 이유를 여러군데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열악한 외국인 노동자 생활 환경"

 

제일 첫번째 이유로는 대부분의 감염자들이 위생상태가 좋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로 비좁은 거주환경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이라는 겁니다. 

 

 

이사람들은 2만명이나되는 사람들이 한 기숙사에서 살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집단감염에 빠집니다. 한국에서도 신천지등으로 집단감염에 피해를 본 사례들이 있기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다들 잘 알고 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한게 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도대체 누구냐?

 

 

 

1편에서 짧게 말씀드린것처럼 싱가포르의 인구구성을 보시면 싱가폴에 거주하고있는 인구는 570만명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시민권자는 350만명에 지나지않습니다. 그럼 나머지 220만명은 누구일까요? 이중 50만명은 싱가폴 영주권을 받은 외국인들이고 나머지 170만명은 외국인들입니다. 

 

 

이 외국인들중에는 뎃이슈같이 화이트칼라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동남아나 인도등지에서 돈벌러온 노동자들입니다. 한국과는 달리 건설, 식당서빙, 청소, 메이드등 싱가폴의 단순 노동 시장은 외국인 노동자들에 의해 돌아갑니다. 그리고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은 비좁은 기숙사에서 합숙하고 있었던 것 입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생활환경 문제에 대한 문제제기는 싱가폴 내에서도 알고 있던 문제였지만 이렇게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고 난 뒤에야 일반 시민들이나 해외에 있는 외국인들이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게 참 아이러니한 일인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코로나로 인해 그들의 열악한 생활이 관심을 받게 되었으니까요. 

 

 

현재 싱가폴 현지 상황은 매일 천명이 넘는 확진자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고 그중의 95%이상이 2만명 이상 모여 있는 한 기숙사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싱가폴 정부는 이 곳을 집단 격리시키고 검사를 진행중이구요. 

 


"정부의 무리한 개학 추진"

 

 

 

초반 한국 언론등에 의해 싱가폴 방역실패의 원인으로 지적됐던 이유죠? 방역이 잘된다 방심해서 무리하게 개학을 추진했다가 학생과 교사들 사이에서 20여명 정도 확진자가 나왔던 일입니다. 

 

 

저는 이 뉴스를 봤을 때 기자들이 싱가폴에 대해 이해가 부족하다는 걸 많이 느꼈습니다. 아니면 싱가폴을 반면교사 삼아서 개학을 하지말자고 하고 싶었던 기자들의 아젠다일 수 도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지금 싱가폴의 방역 실패라는 것은 외노자 기숙사 내의 확진자 수 폭발적 증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치 일본 프린세스 다이아몬드 크루즈선이나 우리나라 신천지와 비슷한 일인 것이죠. 

 

 

물론 제 생각도 개학은 아직 일렀다고 생각은 합니다만 (현재는 다시 온라인수업으로 바뀐 상황입니다) 이 사건이 지금 방역 실패로 귀결될 만큼의 심각성은 띄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지금의 싱가폴은 매일 천명씩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이고 기숙사를 제외한 지역감염도 20명에서 30명씩 꾸준하게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방심과 무관심"

 

제가 생각하기에 지금의 사태가 벌어지기까지의 가장 근본적인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초동 대응도 나쁘지 않았고 나라 문을 일찍 닫은 싱가폴을 보며 저는 지금까지도 중국에 문을 열어논 대한민국 정부에 실망도 했었습니다. 싱가폴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쓰는등 나름 경각심을 보여줬죠. 

 

 

이 결과로 코로나 지역감염은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사람들은 방심을 하기 시작합니다. 대중교통이나 지하철에는 마스크 쓰는 사람들이 없어지기 시작했고 (여기서 또 싱가폴 정부는 사람들에게 마스크 쓰지말라는 말을 하는 실책을 벌이게됩니다) 금요일 저녁이나 주말에 다시 쇼핑몰에 엄청난 인파들이 몰리기 시작합니다.

 

 

저도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때 코로나때문에 사람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가 어느 식당을 가던 한시간에서 두시간 웨이팅을 하는 것을 보고 경악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정도로 사람들은 방심하기 시작합니다. 

 

 

 

이 방심은 이제 점점 커지고 번져서 정부에서도 개학을 추진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게 된 것이죠. 결국은 개학은 실패했고 외국인 노동자들의 안전에는 아무도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가 집단 감염에 걸리게 됩니다. 또 외국인 노동자들은 전국 각지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이미 지역과의 접촉은 역학조사가 안되는 수준에 이르렀죠. 전 싱가폴이 초기에 방역이 잘되었다고 방심하지 않고 계속 경각심을 갖고 생활했다면 지금 상황이 많이 달라졌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결론을 하자면 싱가폴의 방역실패의 가장 큰 이유는 싱가폴 사람들의 방심과 무관심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열악한 외국인 노동자들의 삶이 다시 한번 집중 조명받고 싱가폴의 민낯이 아주 잘 드러나버린 사건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한 팬데믹 상황에서 방심이란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를 다시 확인시켜 주는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한국이 싱가폴을 타산지석 삼아서 미리 대비를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방역실패 후 현재 싱가폴 현지 생활, 재택근무 그리고 정부의 새로운 조치등이 궁금하시다면 3편을 봐주세요! 

 

(3편 링크 - 2020/04/28 - [국제이슈] - 싱가포르 재택근무의 실태 - 현지 리포트 #3 )